처음은 너를 사랑하진 않았다.
바보같이 항상 반복되는 거였지만, 이번에도 또 잊어버리고 말았다.
사랑은 앓을수록 점점 커져간다는걸.
처음은 네가 그저 다정한 사람으로 보였었다.
그냥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잘 반응해주는.
난
그때 이미 연인이 있었고, 그 연인과는 권태기의 끝에 후호달했었다. 그 때문인지 난 기댈 곳이 필요했고, 내 마음과, 나의
이야기가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안타깝게 그게 네가 되었고, 연인이 있지만 점점 너에 대한 마음이 우정이 아닌 사랑으로
바뀌어가는 내 마음이 안타까웠으며, 너는 점점 애증의 대상으로 변해갔다.
넌 나에게 먼저 연락을 해주었고, 나의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은 듯 웃으면서 얘기해주었다.
연인이란 자식은 항상 연락이 없었고, 나의 이야기를 지루하듯이 받아쳤다.
그
렇기에 나의 마음은 너에게 더 쏠려갔고, 그런 마음을 나는 당연하듯이 두었고. 자연스럽게 난 너에게 고백했다.
단지 장난스러운, 내 마음의 안식처가 필요했고.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섞인 엉망진창,
나중엔 후회할 어리석은 고백이었다. 너는 기다림도 없이 수락을 하였고, 나에겐 두 명의 연인이 생긴 결과였다.
그
후로, 내 마음은 오로지 너에게 쏠렸고, 하루 종일 싫증 내지도 않고 너와 대화하는 걸 즐겼다. 그럴수록 네가 아닌 원래 연인과는
사이가 벌어져갔다. 이제 그 연인을 상관하지 않았다. 보란 듯이 보라고 오히려 자랑을 했다. 그리고 그에겐 이별 통보를
했다. 본래 이별을 하면 마음이쓰라릴 것, 난 아랑곳하지 않고 너와 이야길 하며 밤을 지새웠었다.
그리고 아침, 그에게서 답장이 왔다. 알았다며 언제든지 다시 돌아오려면 말하라고. 난 기다릴 테니.
그
렇게 말한 그가 싫었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그 당시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었다. 나의 머릿속 반을 가득 채웠던 그의
기억과 추억은 이제 구석 한편에 자리 잡겠지. 그러고는 나는 너와의 추억을 다시 머릿속 반을 가득 채우겠지.
오늘은 그가 아닌 너와 134일째 되는 날이다.
나는 폰을 잡고 너의 답을 기다리지만 항상 돌아오는 건 없었다.
이제 와서 그날을 후회한다. 나의 마음이 좀 더 안정적이었다면, 그가 나의 이야기를 좀 더 잘 들어주었다면. 이렇게 뒤틀리진 않았겠지.
너도 보고 싶고, 그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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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0.19 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