ハイキュー!!

[ 다이스가 ] 잔향

쿠넷쿠 2015. 10. 31. 23:14
*



분명 너는 해맑게 웃고 있었다. 울지도 않았고, 인상을 찡그리지도 않았다. 너는 그저 ' 해맑게 ' 웃고 있었다.

올해 꽃샘추위가 유난히 지독했던 봄날, 너와 손을 잡고 걸었던 거리를, 유난히 따스한 가을 거리를 너와 닮은 손을 잡고 걷고 있다. 잿빛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고개 들어 바라보았다.

" ……후우. "

낮게 깔린 깊은 한숨 때문에 입에서 하얀 김이 나왔다.
왜, 하늘은 스가를 빨리 데려갔어야만 했을까.
왜, 하늘은 우리를 빨리 떼어놓게 했을까.
하늘은 왜, 내가 그를 영원히 잊을 수 없게 만들었을까.
여러 가지 의문점이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나열되었지만.
답은 오직 하나였다. 

왜, 내 마음은 스가를 그토록 찾았을까.

어차피 마지막은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걸 알았으면서.
스가도 마찬가지. 나를 원하면 자신에게 매우 큰 해가 되는 걸 자신 스스로 알고 있었으면서.
바보 같은 스가를 떠올리면서, 손을 잡고 있지 않은 손으로 마른 세수를 했다. 그런 나를 보며 손수건을 주며 안쓰러웠는지, 아니면 동정심인지 ' 괜찮아 '라는 말을 건네며 내게 내어준 손수건은 다름없는 스가의 손수건이었다. 스가의 잔향인 달콤한 복숭아 향이 배어있는 손수건에서도 점점 향기가 공기 중으로 날아갈수록, 내 머릿속의 스가의 기억들은 더욱더, 선명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아직도 나는, 네가 나를 떠났다는 사실이 와 닿지 않는다. 다시 돌아온다는 말은 바보같이 들리겠지만, 매번 꿈에서 나는 너를 보았고. 우리 둘이 같이 살던 집에, 아직 나를 떠나가기 전 물건들을 치우지 않고 두었다.

스가와 내가 진실로 사랑한지는 몇 년되지 않았다. 2년 조차되지 않았던 우리 사이에서 이런 일은 분명히 속도위반이라고 칭할 수도 있다. 너에게도 첫아이였지만, 나에게도 첫아이였다. 나는 너를 항상 걱정했지만, 넌 괜찮다며 나에게 웃음으로 대답하였다. 상황은 스가의 말과 다르게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상황을 모르고 있었던 나는, 상사에게 부탁해 회사를 빨리 끝낸 후, 병원으로 달려갔을 땐. 너의 조각만이 홀로 남아있었다. 

계속 그 얼굴을 보자, 가슴이 먹먹 해왔고. 큰 눈물이 방울방울 땅으로 떨어졌다. 스가의 상황을 모르는 로비 간호사들은 나에게 손뼉을 쳐 주었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나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그들은 나에게 기쁨과 축하의 의미였지만, 내 눈물은 아니었다. 스가를 향한, 원망의 눈물이었다. 내가 보았던 스가의 마지막 모습은, 



*


지금의 나에겐, ' 스가와라 코우시 ' 라는 사람이 곁에 없지만, 너와 똑 닮은 작은 스가와라가 곁에 있어 안심이 된다. 최고의 어머니 상은 스가 였지만, 그 자리를 대신해, 내가 이 아이의 좋은 아버지 가 될 수 있을까. 분명 스가 라면, 될 수 있다고 응원을 해 주었을 것이다. 엄마를 빼닮은 모습의 아이에게도 스가와 같은 복숭아 향이 났다. 언제 선가부터, 박하 향으로 뒤덮였던 집안에서 달콤한 복숭아 향이 나돌기 시작했다.